中 교육기조, 애국주의
中 교육기조, 애국주의
  • 이광수 칼럼리스트
  • 승인 2019.10.1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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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주의 교육은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1990년대 초부터 2016년 현재까지 중국에서 진행되어온 범국가 차원의 교육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1989년 동구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인한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고, 학생들의 애국주의 의식 고양을 목표로 삼고 있다.

(칼럼=YBS뉴스통신) 이광수 논설위원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교육과정에서 애국주의 교육

스촨성 청두시 하이볜 소학교의 애국주의 교육 행사, {나는 나의 조국을 사랑해요}출처 : 成都市海滨小学
스촨성 청두시 하이볜 소학교의 애국주의 교육 행사, {나는 나의 조국을 사랑해요}출처 : 成都市海滨小学

중국의 애국주의 교육은 다음과 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 ‘찬란했던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개혁개방 이후 고속 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배양해, 공산당 통치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고, 국가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심을 높인다.’

주요 교육 대상은 가치관과 인생관을 확립해가는 청소년기 학생들이다. 더 나아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과정에서 애국주의 교육을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 애국주의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학교 등 교육기관뿐만 아니라 지방 행정부서, 신문․잡지․TV․라디오 등 언론매체, 공산주의청년단․부녀연합회 등 사회단체들이 거국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애국주의’를 매개로 한 전면적인 교육 및 선전활동이 범국민운동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영원히 공산당과 함께하여, 중국의 꿈을 함께 실현하자’는 내용의 TV 공연 프로그램.출처 : 自由属于人民
‘영원히 공산당과 함께하여, 중국의 꿈을 함께 실현하자’는 내용의 TV 공연 프로그램.
출처 : 自由属于人民

애국주의 교육의 목표는 국가의 통일 유지와 영토의 수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소득 양극화, 실업률, 환경 등 국내 문제와 남중국해 분쟁, 대만 문제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위기상황에서 공산당 중심 통치체제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다.

1989년 천안문사태 이후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작

청소년기 학생들에 대한 정치교육은 공산당의 노선이나 정책을 선전하기 위한 중요 사업으로, 공산당 지도자들에 의해 부단히 강조되어왔다.

오늘날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끈 ‘개혁개방’ 정책을 주도한 덩샤오핑(鄧小平)은 1980년 《중국소년보(中國少年報)》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칼럼을 기고했다.

“전국의 어린이들은 이상, 도덕, 문화, 기율 등 네 가지를 갖춘 ‘4유신인(四有新人)’이 되어 인민, 조국, 인류를 위하여 공헌하기 바란다.”

이후 1980년대 중후반까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른바 ‘4유신인’을 계속 언급하면서 청소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애국주의 교육의 실질적인 출발은 1989년 6․4천안문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의 새로운 지도자가 된 장쩌민(江澤民) 총서기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공산당은 당에 대한 도전과 사회주의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해야만 했다. 그 효과적인 방법으로 ‘애국주의 교육운동(Patriotic Education Campaign)’이 출현한 것이다.

장쩌민 총서기는 1990년 5월 3일, 중국 근대학생운동의 출발점인 5 · 4운동(五四運動) 기념사 「애국주의와 중국 지식인의 사명」을 발표했다. 여기서 “사회주의와 애국주의는 본질적으로 하나”라고 하면서,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로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대체하고자 했다.

2015년 9월,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을 보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장쩌민은 1990년대 애국주의 교육을 시작했고, 시진핑은 현재 애국주의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출처 : ⓒ 연합뉴스
2015년 9월,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을 보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장쩌민은 1990년대 애국주의 교육을 시작했고, 시진핑은 현재 애국주의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출처 : ⓒ 연합뉴스

애국주의는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발전하는 추세다. 2016년 7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는 애국주의는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한 주춧돌이라고 말하면서, 애국주의 교육의 중요성을 또다시 천명했다.

 

중화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공산당의 기본노선 등 8개 영역 교육

엄숙한 분위기에서 국기하강식을 지켜보는 중국인들출처 : 公众号
엄숙한 분위기에서 국기하강식을 지켜보는 중국인들
출처 : 公众号

애국주의 교육의 원칙, 내용, 대상 등 구체적인 사항은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1994년 8월 23일 공표한 「애국주의 교육 실시강요(愛國主義實施綱要)」에 수록되어 있다. 애국주의 교육의 원칙은 반드시 중국식 사회주의건설에 기여해야 된다 등 5가지 원칙으로 되어있고, 중점대상은 청소년으로 되어 있다. 또한 주요 내용은 중화민족의 유구한 역사, 중화민족의 전통문화, 공산당의 기본노선과 현대화 건설의 성과, 국가 정세, 사회주의 민주와 법제, 국방 및 국가안전, 민족단결, 평화통일 및 일국양제(一國兩制 : 한 국가 안에 두 가지 제도) 등 8개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애국주의 교육에서는 ‘오성홍기(五星紅旗)’라고 불리는 국기(國旗), 의용군 행진곡으로 출발한 국가(國歌) 등 국가상징도 중요한 선전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공식 행사를 할 때는 반드시 국기게양식을 엄숙히 진행해야 하고, 소학교 3학년부터 성인들까지 국가를 외워 부를 수 있도록 교육한다는 지침까지 제시했다.

또한 애국주의 교육에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동참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중국 전역의 공공기관과 사회단체가 법정 기념일과 전통 절기를 활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양력 1월 1일인 원단, 음력설인 춘절, 3 · 8부녀절, 5 · 1노동절, 5 · 4청년절, 6 · 1국제아동절, 7 · 1건당절(당의 생일), 8 · 1건군절, 9 · 20공민도덕선전일, 10 · 1국경절 등 주요 기념일과 전통절기의 경축행사에는 애국주의교육이 이루어진다. 또한 애국주의교육 행사에는 교육부서뿐만 아니라 공회, 공청단, 부녀연합회, 문예연합회, 작가협회, 과학기술자협회 등 다양한 인민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한다.

 

학교에서의 애국주의 교육 : 100권의 책, 100편의 영화, 100곡의 가요

샨시성 푸핑현(陕西省 富平县) 청소년 애국주의교육기지 즉 공산당 혁명 원로이자 시진핑 총서기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묘소에 참배하는 초등학생들중국 애국주의 교육에서는 근현대 공산당 지도자들의 사상과 행적을 중요하게 교육한다.출처 : 360doc.com[네이버 지식백과] 애국주의 교육 (중국현대를 읽는 키워드 100, 이광수)
샨시성 푸핑현(陕西省 富平县) 청소년 애국주의교육기지 즉 공산당 혁명 원로이자 시진핑 총서기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묘소에 참배하는 초등학생들중국 애국주의 교육에서는 근현대 공산당 지도자들의 사상과 행적을 중요하게 교육한다.
출처 : 360doc.com

그리고 학교에서 애국주의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다양한 보충수업재료를 제작, 보급하고 있다. 즉 애국주의 교육과 관련한 도서, 영화, 노래를 각 100편씩 선정하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목 수업과 보충수업에 활용한다.

애국주의 교육도서는 1995년 「전국 초중고용 애국주의 교육 도서 100종 추천에 관한 통지」를 통해 초등학교용 27권, 중학교용 42권, 고등학교용 31권을 선정했다. 주로 쑨원(孫文), 루쉰(魯迅) 등 근대 혁명가와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등 공산당 지도자들의 전기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밖에 중국청년출판사는 ‘애국주의교육총서’ 전집을 발간하여, 국치일, 기념일 등 역사적 사건, 뛰어난 애국자, 이름난 사상가, 유명 스포츠 선수, 우수 발명, 국립공원, 애국주의 시문(詩文)과 명언(名言) 등의 애국주의 교육 주제를 정리했다.

애국주의 교육영화도 100편을 선정하여, 학생들의 영화감상을 통한 애국주의 교육을 장려하고 있다. 드라마, 과학교육,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로 되어 있는데, 대표 작품으로 <개국대전>, <장정>, <마오쩌둥과 그의 아들들>, <뇌봉>, <우주와 인간>, <중화문명> 등이 있다.

애국주의 교육가요도 100곡을 선정하였다. 2011년 문화예술출판사에서 『나의 중화를 사랑해(爱我中华 : 百首爱国主义教育歌曲)』를 출간했다. 여기에는 표제곡인 <나의 중화를 사랑해(爱我中华)> 외에 <붉은 기 휘날리며(红旗飘飘)>, <공산당이 없으면 신중국도 없다(没有共产党就没有新中国)>, <중화인민공화국 국가(中华人民共和国国歌)>, <유격대 노래(游击队歌)> 등 공산당의 업적을 찬미하는 노래 100곡이 실려 있다.

 

356곳의 애국주의 교육기지, 역사유물과 유적지를 통한 애국주의 고양

1960년대의 모범적인 영웅으로 유명한 레이펑(雷鋒)의 랴오닝 푸순시(辽宁省抚顺市) 레이펑기념관에 참배하는 일반인들출처 : 360doc.com
1960년대의 모범적인 영웅으로 유명한 레이펑(雷鋒)의 랴오닝 푸순시(辽宁省抚顺市) 레이펑기념관에 참배하는 일반인들
출처 : 360doc.com

학교에서는 또한 전국의 주요 유적지를 ‘애국주의 교육기지’로 선정해 학생들에게 참관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장소들은 일반 성인들에게도 애국주의 의식을 고양하는 관광 명소로 이용되고 있다.

애국주의 교육기지는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애국주의 교육을 하려는 목적으로 공산당과 전통 중국역사 유물을 보존해 놓은 박물관, 기념관과 유적지를 참관시설로 지정한 공간이다. 1997년 7월부터 2016년 현재까지 4회에 걸쳐 총 356곳을 선정해 놓았는데, 중화민족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선전과 교육활동을 하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애국주의 교육기지는 네 종류로 분류된다. 첫째, 중화민족의 유구한 역사문화 콘텐츠를 반영한 장소. 둘째, 아편전쟁 이후에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에 저항한 중국 인민의 투쟁 장소. 셋째, 현대의 중국 인민혁명, 즉 1921년 공산당 창당 이후의 신민주의혁명과 사회주의혁명 관련 장소. 넷째, 1980년대 이후 사회주의 건설 시기의 유적과 관련된 장소.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박물관, 기념관, 열사 기념건축물, 혁명유적지, 전투 기념시설, 문물 보호단위, 역사유적, 명승지, 중요 건축시설 등이 이에 해당된다. 베이징의 애국주의 교육기지를 보면, 첫 번째 사례로는 자금성의 고궁박물관, 원명원, 팔달령 만리장성, 주구점 구석기 유적지가 해당된다. 두 번째 사례로는 항일전쟁기념관과 혁명군사박물관이, 세 번째 사례로는 천안문광장과 중국역사박물관, 중국혁명박물관 등이 해당된다.

 

애국주의 교육이 배타적․극단적 민족주의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

댜오위다오 문제로 일본에 항의하는 중국 젊은 민족주의자들의 시위출처 : sina.com.cn
댜오위다오 문제로 일본에 항의하는 중국 젊은 민족주의자들의 시위출처 : sina.com.cn

애국주의 교육은 중국 공산당의 시각과 의도가 반영된 역사교육이라는 측면도 있다. 한편으로는 중국이 제국주의 열강으로부터 침략을 당하던 시기의 역사적 경험을 반추하면서, 서구 국가들의 중국 견제 의도 즉 현대의 ‘중국위협론’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통해 중화인민공화국을 통치해온 공산당의 지난 과오와 비민주적 요소를 희석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애국주의 교육의 목적은 외국의 개입과 간섭에 분노하는 피해자 심리를 동원함으로써 민족주의 의식을 고취하면서, 공산당 집권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인민에게 인식시키는 데 있는 것이다. 호주에 거주하는 화교 온라인 작가이자 시사평론가인 양헝쥔(楊恒均)은, 중국 공산당이 실시하는 애국주의 교육은 실제로는 “애국주의 교육의 기치를 내걸고 학생들을 ‘세뇌’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다.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 진행되어온 애국주의 교육은, 중국인으로서의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중화민족 공동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소년 세대가 공산당 주도로 이루어진 사회주의 현대화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요인 때문에 2014년 홍콩의 우산혁명, 대만의 해바라기 학생운동 등 같은 중화권 내부의 분리주의 움직임에 대해서 민족분열 시도라면서 격렬하게 비난한 것이다. 또 일본과의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분쟁, 동남아 국가들과의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서도 배타적․극단적 민족주의 경향을 보였다.

최근 이런 민족주의 경향은 정치적 영역뿐만 아니라 문화적 영역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2016년 한국에서 연예 활동을 하고 있는 대만 출신 걸그룹 멤버가 한국 TV프로그램에서 대만국기(청천백일기)를 들었다고 하여, 중국 네티즌들이 온라인 댓글로 당사자를 대만독립파라고 비난하고, 중국에서의 활동도 금지시켜야 한다는 ‘국기 사건’은 젊은 세대의 ‘중화민족주의’ 성향이 나타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대만 국립정치대학 황콴위(黃寬裕) 교수는, 중국의 애국주의 교육은 국가민족주의와 문화민족주의 두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는 과거의 계급민족주의 성격의 애국주의 교육과는 다르며, 현재의 애국주의 교육이 중국 청소년들의 민족주의 의식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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