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70주년 '중화민국 부흥' 꿈꾸는 중국의 4개 함정
건국 70주년 '중화민국 부흥' 꿈꾸는 중국의 4개 함정
  • 강병환 칼럼리스트
  • 승인 2019.09.27 0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투키디데스 함정, 중진국 함정, 타키투스 함정, 서양화와 분열화의 함정

(칼럼=YBS뉴스통신) 강병환 논설위원장 = 중국공산당은 창당 100주년인 2021년까지 ‘전면적 소강사회’를 완성해 전 인민이 중산층에 진입하고,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부강․민주․문명․화해의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완성하겠다는 야심찬 ‘중국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목표가 원대하면 시련 또한 크고, 산이 높으면 골 또한 깊은 법이다. 현재 중국 앞에 놓인 시련은 다음 네 개의 함정으로 요약된다. 투키디데스 함정, 중진국 함정, 타키투스 함정, 서양화와 분열화의 함정.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앞에 놓인 4개의 함정

꿈은 희망이나 목표를 말한다. 시진핑의 꿈은 문명, 부강, 민주, 화해의 현대화된 사회주의 중국이다. (사진=CRNTT)
꿈은 희망이나 목표를 말한다. 시진핑의 꿈은 문명, 부강, 민주, 화해의 현대화된 사회주의 중국이다. (사진=CRNTT)

2012년 11월 29일, 중국공산당 제18기 1중 전회에서 총서기로 선출된 시진핑(習近平)은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을 대동하고, 톈안먼광장 동쪽에 위치한 국가박물관을 찾았다. ‘부흥의 길’이라는 전시회를 참관하기 위해서였다. 이 전시회는 영국에 의해 청나라의 몰락을 초래한 1840년 아편전쟁 이래 반식민(半植民), 반봉건(半封建) 사회에서 겪은 중국 인민들의 굴욕과 고난, 분투와 헌신을 다루고 있었다. 또 왜 중국은 마르크스주의를 선택했으며, 어떻게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왔고, 중국특색사회주의를 왜 견지해야 하는지를 담고 있었다. 중국이 걸어온 길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자 기획된 전시회였다. 이를 통해 중화민족은 불굴의 난관을 극복해온 위대한 민족이므로, 앞으로 민족중흥과 국가강성을 이룩하자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관람 후에 시진핑은 바로 ‘중국몽’을 발표했다. 국가부흥, 민족진흥, 인민행복을 목표로 ‘부흥의 길’을 실현하자면서, 구체적인 목표 달성 시점으로 ‘두 개의 100년’을 설정했다. 첫 번째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반적으로 기본적으로 삶의 질이 보장되는 ‘전면적 소강사회(全面建成小康社會)’를 완성해, 전인민이 중산층인 시대로 진입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까지 부강, 민주, 문명, 화해의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목표가 원대하면 그 시련 또한 큰 법이며, 그 목표를 실현하기까지 중국은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중국은 1978년 11기 3중 전회에서 대내적으로 개혁, 대외적으로 개방 노선을 결정한 이후, 근 30년 동안 9.8%의 고속성장을 기록했다. 그 결과, 세계 제2위의 경제체가 되었고, 현재도 6∼7%의 중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30년 전에 비해 중국의 겉모습은 상전벽해로 변했다. 절대다수 인구의 생활수준도 향상되었다.

그러나 지속적이고도 빠른 변화는 여러 가지 대내외적 문제를 일으켰다. 도농(都農) 차이, 빈부 차이, 동서 차이(연해지역과 내륙), 관(官)과 민간의 차이도 심각하다. 여기에 더해 ‘4개의 함정’이 대내외에 깊게 도사리고 있다. 바로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 타키투스 함정(Tacitus trap), 서양화와 분열화의 함정(西化․分化)이다.

 

투키디데스 함정, 기존대국 미국과 신흥대국 중국이 충돌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21세기 국제정치의 화두는 중국의 굴기에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는가다. 향후 30년 독수리와 용의 대결은 더욱 거칠어질 것이다. (사진=SBS 방송 캡쳐)
21세기 국제정치의 화두는 중국의 굴기에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는가다. 향후 30년 독수리와 용의 대결은 더욱 거칠어질 것이다. (사진=SBS 방송 캡쳐)

 고대 아테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펠레폰네소스전쟁사』를 썼다. 그가 본 이 전쟁의 원인은 부상하고 있는 아테네의 성장이었다. 이를 두려워한 스파르타가 아테네를 침공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새로 부상하는 신흥대국은 필연적으로 기존대국에 도전하기 때문에, 기존대국은 이런 위협에 대응해야만 한다. 비록 시진핑은 2015년 미국 방문에서, ‘투키디데스 함정’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대국 간에 일단 전략적 오판을 한다면 스스로 투키디데스 함정을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동아시아 질서구조 변화의 핵심은 부상하는 중국에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이다. 아시아를 떠난 적 없는 미국은 2010년에 ‘아시아로의 회귀’를 선언했다. 21세기 동아시아에는 두 가지 큰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과 일본의 힘이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동시에 중국이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야말로 힘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1등 국가는 2등 국가에 어떻게 대응할까? 1등 국가가 2등 국가의 부상을 두려워해 일으킨 전쟁이 펠레폰네소스전쟁이었고, 2등 국가들이 1등 국가에 도전한 전쟁이 1차와 2차 세계대전이었다.

지구가 둥글고 전 세계에 여러 나라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안 후, 역사적으로 패권국가의 등장과 소멸을 살펴보면, 베니스,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미국 등 해양을 장악한 세력들이었다. 지난 500년 동안 패권국가와 부상하는 신흥국가들은 대부분 전쟁으로 갈등문제를 해결했다.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갈등과 협력의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하지만 안보적인 측면에서 남중국해의 난사군도 문제, 동중국해의 댜오위다오 문제, 타이완해협 문제, 미국과 일본 · 오스트레일리아 · 한국 · 필리핀 간의 동맹 문제, 미국과 미얀마 · 베트남과의 관계 개선 등을 볼 때, 현재 중미관계는 협력보다 갈등의 요소가 더 강해지고 있다. 또한 ‘중국몽’이 순조롭게 실현된다면, 미국의 패권은 자연적으로 현재와는 달라질 것이다. 그 결과 중미 간에 충돌과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만은 없다.

 

중진국 함정,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 고소득국가로 도약해야 한다

기존의 선진국 그룹에 속해 있던 서유럽과 이들이 이주하여 세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일본을 제외하고 이 중진국 함정을 성공적으로 탈피해 소득과 산업화 부분에서 새로 고소득 그룹에 합류한 나라는 매우 적다. 출처 : google.com
기존의 선진국 그룹에 속해 있던 서유럽과 이들이 이주하여 세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일본을 제외하고 이 중진국 함정을 성공적으로 탈피해 소득과 산업화 부분에서 새로 고소득 그룹에 합류한 나라는 매우 적다. 출처 : google.com

중진국 함정이란, 개발도상국이 중간소득국가에서 성장력을 상실해, 고소득국가에 이르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다시 저소득국가로 후퇴되는 현상을 말한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성장동력의 부족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전환의 실패에서 비롯된다. 이 함정에 빠지면 경제성장이 특정 사람과 분야에 집중되고, 불평등이 급속히 심화돼 사회가 전체적으로 불안정해진다.

대체로 초기 개도국은 비록 독재정권일지라도 정치적 안정이 지속되면 어느 정도까지 경제는 발전한다. 인건비가 낮고, 선진국의 공장 역할을 수행하며, 특정 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가 어느 수준에 들어서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라틴아메리카가 그 예다. 20∼30년간의 노력에도 경제가 회복되지 못해, 아직 GNP 1만 달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당해 직무가 정지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세계은행의 자료에 의하면, 1960년 세계 101개국이 중간소득 경제체였지만, 2008년에 이르러 13개 경제체만이 중진국 함정을 뛰어넘었다. 절대다수 국가들은 그 함정에 빠져버린 것이다. 중국 역시 이를 고민하고 있다.

 

타키투스 함정,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기는 매우 어렵지만 잃기는 너무 쉽다

공자(孔子)는 정치에서 우선해야 할 것이 세 가지 있다고 말했다. 식량, 군사, 믿음이다. 부득이하게 셋중에 둘을 포기해야 한다면, 앞의 둘이다고 말했다.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진=네이버)
공자(孔子)는 정치에서 우선해야 할 것이 세 가지 있다고 말했다. 식량, 군사, 믿음이다. 부득이하게 셋중에 둘을 포기해야 한다면, 앞의 둘이다고 말했다.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진=네이버)

고대 로마의 최고지도자이자 집정관인 코넬리우스 타키투스는, 정부가 한번 신뢰를 잃으면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신뢰를 잃은 정부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국민들은 곧이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가 좋은 일을 하든 나쁜 일을 하든 모두 나쁘게 인식하고, 진실을 말하든 거짓을 말하든 모두 거짓으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시진핑이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타키투스 함정이다.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기는 매우 어렵지만, 잃기는 매우 쉽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시진핑은 반부패전쟁, 법치건설과 사법개혁을 결합시키고 있다.

특히 현재 중국의 사회문화를 볼 때, SNS는 이미 대중화되었고, 인터넷상의 각종 댓글이 난무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만약 공적 업무를 처리할 때 시의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비록 사소한 사건일지라도 일파만파로 퍼질 수 있다. 그래서 공적 업무의 투명도를 개선하고, 국민들과의 소통 채널을 원활하게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공산당이 이 타키투스의 함정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공산당 통치의 합법성에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서양화와 분열화의 함정, 타이완과 티베트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리등후이가 1999년 펴낸 『타이완의 주장』(臺灣的主張)이란 저서에서 중국7괴론(中國七塊論)을 주장했다. 문화의 상이성에 따라 타이완, 티벳, 신쟝, 몽고, 만주, 화북, 화남으로 나눠 충분한 자주권을 향유하자고 했다. (사진=타이완의주장)
리등후이가 1999년 펴낸 『타이완의 주장』(臺灣的主張)이란 저서에서 중국7괴론(中國七塊論)을 주장했다. 문화의 상이성에 따라 타이완, 티벳, 신쟝, 몽고, 만주, 화북, 화남으로 나눠 충분한 자주권을 향유하자고 했다. (사진=타이완의주장)

중국은 아편전쟁 이후, 서양화와 분열화의 길을 걸었다. 그 결과 중국은 나뉘었으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후에도 타이완 문제를 비롯해서, 분열적인 요소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2016년 ‘타이완 독립’을 강령으로 삼고 있는 민주진보당이 국민당을 대체해 재집권하면서,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맞물려 미국도 2차 대전 종전 이후 60년 넘게 구축해온 동아시아 지역의 주도적 지위와 세력 균형 유지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아시아 재균형정책(rebalanciong policy)도 심화되고 있다. 신장(新疆)과 티베트 역시 민족, 인권, 민주의 이름으로 언제든지 폭발할 위험 요소를 갖추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만약 이 분열적인 요소들을 잘 극복하지 못한다면, 제국주의 열강에 중국의 영토를 할양한 리훙장(李鴻章)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매국노로 전락된다.

중국은 서구와 ‘화약연기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구세력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중국 사회주의 제도를 와해시킨다는 화평연변(peaceful evolution)에 대한 우려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시진핑은 ‘문화안전’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서양 잡사상(雜思想)’의 침투에 대비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강조하는 것이다. 사상적인 측면에서도 시진핑은 덩샤오핑보다는 마오쩌둥 시대에 더 가깝게 와 있다.

중국은 14억에 육박하는 인구대국이다. 전 세계가 중국이 이 네 개의 함정을 어떻게 뛰어넘을지 주목하고 있다.

 

강병환 칼럼리스트
강병환 칼럼리스트 논설위원장/대만국립중산대 박사, 한중관계협회장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