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의 관계, '투서기기(投鼠忌器)'
북한과 중국의 관계, '투서기기(投鼠忌器)'
  • 강병환 칼럼리스트
  • 승인 2019.09.2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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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게 북한의 안전이 중요한 이유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북한과 중국, 이 두 나라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핵심 단어는 무엇일까? 가장 적은 글자로 가장 많이 설명해주고, 북한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주는 그런 단어, 바로 투서기기다. (사진=safetygo)
북한과 중국, 이 두 나라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핵심 단어는 무엇일까? 가장 적은 글자로 가장 많이 설명해주고, 북한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주는 그런 단어, 바로 투서기기다. (사진=safetygo)

(칼럼=YBS뉴스통신) 강병환 논설위원장 = 투서기기(投鼠忌器), '쥐를 때려잡고 싶어도 주변의 기물이 깨질까 봐 겁낸다'는 뜻이다. 『한서(漢書)』 「가의전(賈誼傳)」에 나오는 성어다. 쥐 한 마리 잡으려다가 그릇을 깰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는 핵심요소로 간주한다. 따라서 한반도 안정을 흔들고 있는 북한에 대해, 지역의 그릇을 깨지 않기 위해 '목에 걸린 생선 가시'와 같이 계속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중국은 왜 북한을 계속 안고 가는가? 구조가 관계를 결정한다!

1953년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 겸 정치위원 펑더화이(彭德怀)가 한국전쟁 휴전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Wikimedia)
1953년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 겸 정치위원 펑더화이(彭德怀)가 한국전쟁 휴전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Wikimedia)

중국에게 북한의 가치가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다. 국제정치적으로도 골칫거리다. 핵과 미사일 문제가 핵심이다. 북 · 미 간 군사충돌을 촉발할 수도 있고, 한 · 미 · 일의 군비 증강에도 빌미가 된다. 아울러 전통적인 중 · 북 · 러의 북방삼각체제를 더욱 강화시킴으로써 21세기 탈냉전시대에 과거의 냉전체제를 재연시키는 핵심 진원지가 된다. 국제사회의 문제아인 북한을 계속 안고 가는 것은 굴기(부상)하는 중국의 대국 이미지에도, 국제규범을 준수해야 한다는 국제사회 여론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 왜 중국은 지난 70년간 북한을 두둔하고 지원했을까?

국제관계에서 구조와 행위자의 문제는 학문적 쟁점이다. 구조주의적 관점에서는 객관적 조건, 즉 국제체제의 힘이 국가의 행동을 제한한다고 본다. 한편, 국가라는 행위자 중심의 논리는 국가의 의도와 선호가 대외정책을 결정한다고 여긴다. 중국의 대북정책 연구자들 역시 구조를 중시하는 입장과 행위자 요인을 강조하는 입장으로 구별된다. 구조주의적 측면에서 본다면, 변화보다는 지속성과 일반성이 강조된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이라는 행위자 중심으로 북중관계를 보면, 변화와 특수성이 더 돋보인다.

국내외 다수의 연구는 북중관계의 특수성에 초점을 맞추고, 지속성보다는 특수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다. 다시 말해, 탈냉전 이후 북중관계도 과거와는 다르게 변화했다는 것이 주된 흐름이었다. 그러나 북중관계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변화의 속성보다는 지속성과 영속성이라는 특징이 더 돋보인다. 물론 개별 행위자들의 특수성을 경시하고 주관적 요인들을 무시한 채, 구조와 환경 조건의 영향을 과도하게 해석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구조적 신현실주의자 케네스 월츠(Kenneth N. Waltz)는 "어떤 중국 정부라도 압록강으로 접근해오는 다른 강대국을 본다면, 능력이 있는 한 거의 확실히 군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북아의 질서구조와 지정학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임진왜란 때 왜 대군을 조선에 파병(抗倭援朝)했는지, 1950년 타이완 점령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왜 한국전쟁 참전(抗美援朝)을 결정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아시아로의 회귀'를 선언한 미국은 부상하는 중국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1982년 중국 해군사령원(해군참모총장)이 된 류화칭(刘华清)은 ‘근해(近海) 방어’라는 개념을 적용해, 중국 해안으로부터 200해리 이내의 제1도련(island chain,오키나와∼타이완∼필리핀), 600해리 이내의 제2도련(요코스카∼괌∼인도네시아)을 긋는다. (사진=Wikimedia)
1982년 중국 해군사령원(해군참모총장)이 된 류화칭(刘华清)은 ‘근해(近海) 방어’라는 개념을 적용해, 중국 해안으로부터 200해리 이내의 제1도련(island chain,오키나와∼타이완∼필리핀), 600해리 이내의 제2도련(요코스카∼괌∼인도네시아)을 긋는다. (사진=Wikimedia)

현재 동아시아 질서구조 변화의 핵심은 부상하는 중국에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이다. 아시아를 떠난 적 없는 미국은 2010년에 '아시아로의 회귀'를 선언했다.

21세기 동아시아에는 두 가지 큰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과 일본의 힘이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동시에 중국이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야말로 힘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1등 국가는 2등 국가에 어떻게 대응할까? 1등 국가가 2등 국가의 굴기를 두려워해 일으킨 전쟁이 펠레폰네소스전쟁이었다. 과두정인 스파르타가 해상강국으로 떠오르는 민주정인 아테네를 공격했다. 이 후 아테네는 과거의 영화를 되찾지 못했다. 2등 국가들이 1등 국가에 도전한 전쟁이 1차와 2차 세계대전이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기존의 패권국과 신흥강국의 등장은 대부분 전쟁으로 해결되었다.

지구가 둥글고 전 세계에 여러 나라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안 후, 역사적으로 패권국가의 등장과 소멸을 살펴보면, 베니스,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미국 등 해양을 장악한 세력들이었다.

지금 동아시아 질서구조 변화의 본질은 바로 미국의 '재균형정책'과 '중국의 굴기' 사이의 충돌이다. 동아시아 지역을 둘러싼 중미관계의 갈등의 요체는 중국의 해양대국화 추진에 따른 미국의 견제에 있다. 중국의 국력배양이 가시화되고 군사력이 증강되면서, 중국이 점차 해양이익에 관심을 두며 군사력의 투사범위를 확대해나가자, 중 · 미 간에 힘겨루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역사적으로 바다를 장악한 나라가 국제적 패권을 행사했다. 남중국해의 난사군도(南沙群島), 서태평양 해상의 타이완 문제, 동중국해의 댜오위다오(釣魚島), 한국의 사드 배치 문제의 본질은 중미 간의 해상패권을 둘러싼 갈등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인도양에서도 미국은 인도와 손잡고 일본까지 참가한 '말라바르(Marabar) 2017'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 · 미 · 일 동맹을 강화하고, 한 · 미 공조에 의해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결국 북중관계의 강화를 초래하게 된다. 한 · 미 관계가 강화되고 남 · 북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한중관계는 구조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처해 있다.

 

중국에 북한의 안전이 중요한 이유1, 랴오둥의 현관이자 동북지방의 울타리

청일전쟁 강화회의 결과, 리훙장(李鴻章)과 이토 히로부미 사이에 시모노세키조약이 체결되었다. 이 조약으로 일본은 타이완, 펑후열도, 랴오둥반도를 할양받고, 조선과 만주까지 지배력을 뻗칠 수 있었다. (사진= Wikimedia)
청일전쟁 강화회의 결과, 리훙장(李鴻章)과 이토 히로부미 사이에 시모노세키조약이 체결되었다. 이 조약으로 일본은 타이완, 펑후열도, 랴오둥반도를 할양받고, 조선과 만주까지 지배력을 뻗칠 수 있었다. (사진= Wikimedia)

중국의 안보전략은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요인들에 큰 영향을 받았다. 중국은 14개의 육지국가와 6개의 해양국가와 마주하고 있다. 국경선이 매우 길며 취약하다. 지리적으로 인접하거나 먼 곳으로부터의 다양한 잠재적 위협이 존재한다.

전통적 왕조시대에 중국의 주요한 안보위협은 대륙의 서쪽과 북쪽에서 왔다. 그러나 1840년 청나라와 영국이 싸운 아편전쟁 이후로 1850~1945년의 시기에는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배를 타고 온 해양세력의 제국주의 국가들에 의해 반(半) 식민지 상태의 굴욕을 경험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도 일본, 러시아, 미국 등 군사적으로 매우 강하고 또한 고도로 산업화한 국가들이 중국에 대해 침공의 위협을 포함한 다양한 안보위협과 안보이슈를 제기했다.

냉전체제가 해체되고, 현재 중앙아시아에서는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통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이른바 '탄' 국가들을 안정시키고, 러시아와는 외몽골을 완충지대로 두면서 전략적 관계를 강화했다. 서남지역에서는 파키스탄을 통해, 동북지역에서는 북한과의 유대를 통해 안보위협을 줄였다.

현재 중국의 안보위협은 해양으로부터 오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동북아의 울타리이자 랴오둥(遼東)의 관문인 북한이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중미관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지역이 바로 지정학적인 요충지인 한반도다.

역사적으로 한반도는 대국들의 전략적 이익이 서로 엇갈리는 공간이었다. 동아시아의 대륙국가나 해양국가가 영토를 확장해야 할 때는 반드시 한반도를 침략하는 무력행사가 수단이었다. 19세기 말에 중국의 몰락과 동아시아 질서의 해체를 초래한 청일전쟁(1894)의 도화선 역시 한반도였다. 1904년의 러일전쟁도 마찬가지였다. 냉전 시기 지정학적 요충지로 주목받은 원인 또한 같은 맥락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지정학적 접근이 근원이었다. 그러므로 중국은 랴오둥의 '현관'이자 동북의 울타리인 조선의 안전이 자국의 안전에 매우 중요했다.

 

중국에 북한의 안전이 중요한 이유2, 미국의 위협에 대한 완충지대

현재 중미관계는 협력의 요소보다는 갈등의 요소가 더 강하다. 더 잃을 게 없는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 생존을 위해 중미를 상대로 도박을 하고 있다. (사진=creaders)
현재 중미관계는 협력의 요소보다는 갈등의 요소가 더 강하다. 더 잃을 게 없는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 생존을 위해 중미를 상대로 도박을 하고 있다. (사진=creaders)

1961년 북중우호조약 체결 후에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총리는 북중관계를 순치상의(脣齒相依) 순망치한(脣亡齒寒), 즉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관계'로 규정했다.

물론 북한에 대한 중국 전문가들의 인식에서도 '전통파'와 '전략파' 간 이견이 존재한다. 전략파는 주로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정치학자들로, 북한은 '자산'이라기보다는 '부담'이며, 중미의 협력관계 발전, 교통 · 통신과 첨단무기의 발달 등으로 북한의 지정학적 완충지대 역할은 감소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 중미관계는 협력보다 갈등의 요소가 더 많고, 상호 견제와 전략적 불신도 증가하는 추세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중국은 외교부보다는 군부, 당의 계통이 더 힘을 발휘했다. 따라서 중국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탈냉전 후에도 크게 변함이 없다. 만약 북한지역이 미국의 수중에 들어가면, 자국의 머리를 때리는 망치처럼 중국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는 지정학적 인식이 아직 작동하고 있다.

왕조시대에는 동북지역의 국가 및 일본과의 세력경쟁을 위해, 냉전시대에는 소련과의 경쟁을 고려했다. 탈냉전 이후에는 미국의 위협에 대한 완충지대로서 북한을 활용하고자 한다. 더구나 북한은 중국에 지정학적 완충지대로서의 가치에 국한되지 않는다. 향후 미국과의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효한 협상카드이기도 한 것이다.

특히 타이완 문제는 북한문제와 연계되어 있다. 한반도에서 있었던 청일전쟁의 결과로 타이완이 일본에 할양되었고, 한국전쟁 이틀 뒤에 미7함대가 타이완 해협에 개입하면서 현재의 상황으로 고착되었다. 역설적이게도 한국전쟁은 타이완을 구했으며, 마오쩌둥의 '타이완 해방'은 물거품이 되었다. 타이완은 미국에게 있어서 '불침의 항공모함(unsinkable aircraft carrier)'으로, 북한은 중국의 동북을 지키는 '동대문'으로 작용한다. 타이완의 안전을 보장하는 미국의 '타이완관계법'과 타이완이 독립을 선포할 시에는 무력으로 개입하겠다는 중국의 '반분열국가법'은 대척상태에 있다. 중국에게 북한은 미국을 견제하는 동반자며, 미국의 힘을 빼고 분산시키는 일등공신이다. 북한은 오히려 중국이 자신들에게 '안전보험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중국의 대북한 정책 최우선순위는 북한 체제의 안정이다

2017년 8월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대북제재결의 2371호를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사진=시나통신)
2017년 8월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대북제재결의 2371호를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사진=시나통신)

역사적으로 중국의 모든 정권(한족 또는 비한족 정권을 막론하고)은 변방에 대한 통제와 영향력 확대를 추구해왔다. 중국은 국경을 지리적, 행정적,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가능한 최대한도로 확대 설정하고 있다. 동북지역의 역사는 모두 중국사라는 동북공정과 티벳트, 위구르의 소수민족의 역사 역시 자국의 역사에 편입하는 서남공정과 서북공정이 이를 증명한다. 변방 영토의 팽창과 수축 패턴은 개별적인 정권의 흥망과 거의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국내 질서와 경제적 번영이 전제되어야 한다. 중국은 아직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이므로, 국가 전략 목표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제발전이다. 이를 확보하기 위해 평화로운 주변 환경 조성은 필수적이다. 당분간 동아시아의 지역구도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중국의 정책목표에도 부합된다. 이는 한 · 미, 미 · 일 동맹이 공고한 상황에서는 불가피하다. 따라서 중국의 대북정책 목표는 한마디로 북한의 '안정'이다.

중국은 북한 체제의 안정을 대북정책의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북한의 안정을 유지해서 체제 붕괴를 막고, 북한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을 유지 · 확대하는 것이다. 더불어 북한의 안정은 대미관계와 관련된 전략적 완충의 확보 및 양호한 주변 환경 조성에도 필수적이다. 북중관계는 대미관계와 관련된 지정학적이고 구조적인 측면의 국가 이익을 고려해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생존과 존립을 좌우하는 문제에서는 전략적 협력 차원에서 북한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북한의 생존을 직접 해치지 않는 문제는 국제관례에 따르며, 중국의 이해관계가 크게 걸리지 않은 문제는 최대한 북한의 의사를 존중해준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에 있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금까지 여덟 차례 제재 결정을 내렸는데, 중국은 모두 동참해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대북제재의 내용에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 중단은 끝내 중국의 반대로 포함시키지 못했다. 에너지를 끊으면서까지 압박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즉, 북한의 생존에 관계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유엔의 제재 결정은 북한의 경제에는 약간 타격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생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방증한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입장, 자국의 경제발전과 안전에 유리한 쪽으로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중국에게 통일된 한반도는 경제발전과 안보이익을 가져다준다. 한반도 통일이 타이완과의 통일을 촉진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역사적으로도 한족 정권과는 전쟁이 없었고, 통일된 한반도는 중국의 평화와 안전에 유리했다. 그런데도 통일된 한국이 자국에 유리하다는 '한반도 통일 이익론'과 자국에 위협이라는 '한반도 통일 위협론'이 대립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평가에 대한 '자산론'과 '부담론'의 연장선에 있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통일은 지지하되, 그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중국의 국익을 극대화

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은 한반도의 통일은 남북 당사가 간에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에 의해 추진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통일 문제가 지정학적으로 주변국의 이해타산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또한 자국에 우호적이거나 최소한 중립적인 통일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통일 한국이 미국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은 미래의 어느 때에는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급히 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아직 때가 이르다는 것이다. 한국이 통일에 대한 분명한 로드맵을 제시하기 전에는 보류해야 한다는 의미다. 통일의 과정도 미국의 개입 없이 중국의 경제발전과 한반도의 안정을 해치지 않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반도 통일을 통한 중국의 미래 발전에 있어서 북한은 계륵(鷄肋)과 같다. 미국에 대해서는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명나라를 정벌하기 위해서 조선의 길을 빌리겠다고 했던 '정명가도(征明假道)'를 탈냉전 시대인 오늘날 되살려 '신정명가도', 즉 중국을 굴복시키기 위해서 한반도를 빌린다는 굴중차한(屈中借韓)으로 보고 있다.

이욱(李煜)은 오대십국 시대 남당(南唐)의 마지막 왕이었다. 통치에는 무능했지만, 문학적 감수성은 빼어났다. 그는 이별의 슬픔을 "자르려야 자를 수 없고 정리하려 해도 정리할 수가 없다(剪不斷, 理還亂)"고 읊었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 역시 아직은 이와 유사하다.

<편집자 주 : YBS뉴스통신 강병환 논설위원장은 대만국립중산대학교 중국-아태연구소(Institute of China and Asia-Pacific Studies)에서 중국의 대(對)대만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중관계협회(www.arako.kr)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양안관계, 중국협상, 아-태 안보, 중국정치, 중미관계이며, 최근에는 양안관계의 통일과 남북통일문제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一個中國架構下中共對台政策-以民進黨執政時期爲中心」(박사학위 논문),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중국의 대응-해상패권경쟁과 갈등을 중심으로」(중소연구, 2014), 「시진핑 출범 이후 중국 방송정책의 특징과 변화」(언론학연구, 2015)등이 있다.

저서 『시진핑 체제 이후 중국 방송정책의 변화』(방송문화진흥회, 2016), 역서 『중국을 다룬다-대중국협상과 전략』(학고방,2017) 등이 있다.>

강병환 칼럼리스트
강병환 칼럼리스트 논설위원장/대만국립중산대 박사, 한중관계협회장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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